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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 인사이트>라는 경제 월간지를 한겨레가 창간했다. <이코노미 인사이트>는 영미권 경제매체의 관점을 그대로 따르는 기존 국내언론들의 경제기사들을 비판하며 '우리의 눈'으로 바라보는 경제기사를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이코노미 인사이트> 창간호의 뚜껑이 열리고 직접 구입해서 읽어본 후, 한겨레가 독자들을 상당히 기만했다는 생각이 들어 상당히 마음이 불쾌했다. 영미권 경제매체에 의존하는 신자유주의적 보수 일색의 경제기사들의 홍수 속에서, 무언가 패기 없고 성의 없어진 한겨레의 오늘의 모습마저도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던 진보적 독자들의 믿음을 저버리고, 한겨레라는 이름을 팔아, 진보의 이름을 팔아, 손쉽게 돈벌이를 해보려고 엉터리 3류 잡지 하나 급조해서 만들어 팔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우리의 눈'으로 바라본다는 거짓말, '서구 중심주의적 관점'의 또 다른 극치

우선, <이코노미 인사이트>가 영미권 경제매체의 관점을 그대로 따르는 기존 국내언론들의 경제기사들을 비판하며 '우리의 눈'으로 바라보는 경제기사를 만들어내겠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영미권 매체를 베끼던 국내 언론들의 의존성이 유럽권 매체에 대한 의존성으로 조금 모습만 바뀌었을 뿐이다. 영미권이든, 유럽권이든 서구의 시각에 의존하는 것은 매한가지인데, 이건 사실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진보적인 시각은 영미권에 없고, 유럽권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서구의 눈이 아니라 우리의 눈이 중요하고, 유럽의 눈이 아니라 진보의 눈이 중요한 것일 뿐이다. 심지어는 제휴의 의도마저 의심스러운 중국, 인도 매체 하나씩 선정해놓고 그것으로 이 문제에 대한 방패막이를 삼으려는 못된 의도마저 엿보인다.

재탕 삼탕 재번역 기사들로 지면 채우기에만 급급한 '국제적 재활용 기사들'

<이코노미 인사이트> 제휴 매체들을 한 번 유심히 보면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다. 서구에는 각종 매체들로부터 제휴를 통해서 기존에 나온 기사들을 싼 값에 재구입해서 번역을 통해 재가공하는 매체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들이 <쿠리에 엥테르나시오날>과 <프레스유럽> 이다. 이것들은 다른 언어로 이미 나온 기사들을 재구입해서 자기 나라 언어로 번역해서 재판매하는 언론들이다. 그런데, <이코노미 인사이트>는 이 매체들과 제휴해서 이것을 다시 한국어로 재번역해서 지금 판매를 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중 혹은 삼중 번역에 해당되며, 재판매하는 것을 다시 사들여 또 재판매하는 것이다. 이러한 자세는 언론으로서 기본을 상실한 것이라 놀라울 따름이다. 이런 외국 매체의 특성을 잘 모르는 독자들을 기만하는 이해할 수 없는 태도다.

두 명의 정규직 기자와 다수의 비정규직이 만드는 '가장 신자유주의적 잡지'

<이코노미 인사이트> 창간에 대해 언론계 지인을 통해서 이야기를 전해 들은 바, <한겨레21>출신 정규직 기자 단 두 명이 배치되어 이 잡지를 만든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 일들(번역,교열 등)은 모두 비정규직을 사용한다고 한다. 도대체 제대로 된 경제 월간지가 단 두 명의 소속 기자로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단 말인가? 그러면서 소속 기자 인원을 많게 보이기 위해 <한겨레신문>소속 기자들의 이름을 <이코노미 인사이트> 취재기자로 버젓이 올려놓고 독자들을 기만하고 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비정규직 문제를 가장 비판적으로 바라보던 한겨레가 비정규직 인력 중심으로 이 잡지를 만든다는 사실이다. 대기업이 정규직 대신 비정규직 위주 고용을 하는 것은 비판의 대상이고, 한겨레가 두 명의 기자와 다수의 비정규직으로 잡지를 만드는 건 정당한 것인가?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만 탓하는가?

진보/반신자유주의적 언론에 대한 독자들의 충성도를 이용한 몹쓸 상술 

그 외에도 기사 하나하나에 대해서도 비판할 점은 많다. 그러나 이 세가지 논점만 국한하고자 한다. 이것만으로도 <이코노미 인사이트>라는 잡지는 한겨레를 믿고, 한겨레를 사랑해온 독자들을 기만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한겨레는 논란이 되고 있는 이번 경제 월간지 창간과 관련해서 이 세 가지 문제제기에 공식적인 해명을 했으면 한다. 한겨레가 조중동이라는 우파/신자유주의적 언론들로 과점된 국내 시장에서 진보/반신자유주의적 언론에 대한 독자들의 목마름과 충서도를 이런식으로 얇팍한 상술로 이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한겨레의 '서구중심적'이고, '재활용기사들'로 가득한, '비정규직 중심'의 가장 신자유주의적인 이번 경제지 창간은 한겨레 역사에서 큰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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